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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RISPR KO의 함정

젬크로 2026. 4. 7. 23:3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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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RISPR-Cas9을 이용한 유전자 녹아웃(KO) 실험은 이제 생명과학 연구의 기본 도구가 되었습니다.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단순합니다. gRNA로 표적 유전자를 절단하고, NHEJ (비상동말단결합) 수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삽입/결실(indel)을 유도해 코딩서열(ORF, open-reading frame)에 frameshift를 일으키는 것입니다. 이 방식은 조기종결코돈(PTC, premature termination codon)을 만들고, 이 비정상 mRNA는 NMD (nonsense-mediated mRNA decay) 경로에 의해 분해될 것으로 기대됩니다.

 

그런데 정말 그럴까요?


문제의 시작: "KO 됐겠지"라는 가정

2020년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(Scientific Reports 10:4173, 2020)는 이 가정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. 연구팀은 TALEN 및 CRISPR/Cas9으로 생쥐 모델에서 총 16개 유전자를 대상으로 frameshift KO를 만들고, ATG(번역 개시 코돈)로부터 indel까지의 거리가 mRNA의 잔존 여부에 핵심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보였습니다.

 

이 논문에서는 각 frameshift KO의 ATG로부터 indel까지의 거리를 순서대로 정렬하면서 흥미로운 패턴을 관찰했습니다. 각 유전자별로 PTC까지의 거리, EJC (exon-junction complex)와의 위치 관계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는데, 결론적으로 ATG에서 가까운 위치에 PTC가 생기면 NMD 효율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. 이는 NMD의 기본 규칙인 "EJC 50~55 nt 룰"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과 맞물리며, 이상한 mRNA가 번역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.


프레임시프트 KO가 실패하는 3가지 메커니즘

그동안 발표되었던 연구 결과와 본 논문을 종합하면, frameshift KO가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.

1. NMD 회피 (NMD Escape)

PTC를 포함하는 모든 전사체가 동일한 효율로 NMD에 의해 분해되지는 않습니다. 전사체 내 PTC의 위치, 그리고 종결 코돈 주변의 서열 조성이 NMD에 대한 감수성에 강하게 영향을 미칩니다. 

특히 PTC가 전사체의 5' 말단 또는 3' 말단 근처에 위치하면 NMD가 잘 유도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. frameshift KO를 설계할 때 coding sequence 초반부를 타깃하는 것이 "더 안전하다"는 통념과 달리, 바로 그 위치가 NMD 회피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.

2. 번역 재개시 (Translation Reinitiation)

NMD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전사체의 경우, 리보솜이 PTC 하류의 AUG에서 번역을 재개시하여 N-말단이 절단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.

실제로 2020년 J Biomed Res 발표된 논문(J Biomed Res. 35(2):174–178, 2020)에 따르면, Kank1 유전자에서 PTC 삽입 방식으로 KO 마우스를 만들었을 때, 단백질 발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. 재분석 결과 삽입 위치로부터 329 nt 하류에 in-frame AUG가 존재했고, 리보솜이 이 코돈에서 번역을 재개시하여 N-말단이 절단된 KANK1 단백질을 생성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.

3. 엑손 스키핑 (Exon Skipping)

indel이 도입되면 내부 리보솜 진입 부위(IRES)를 형성하거나, 엑손 스플라이싱 인핸서(ESE)를 파괴하여 엑손 스키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. 이 경우 PTC를 포함하는 엑손 자체가 제거된 변형 mRNA가 생성되고, 읽기 틀이 회복되어 기능성 단백질이 발현됩니다(Nature Comm 10:4056, 2019).

실제로 Ets2 유전자 연구에서 frameshift 결실이 엑손8의 스키핑을 유도했고, 피부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기능성 절단 단백질이 확인되었습니다(Cell Mol Biol Lett. 29:48, 2024).


얼마나 흔한 문제인가?

이것이 드문 예외적 상황이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.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.

frameshift KO가 이루어진 세포주 패널을 분석한 결과, 약 50%의 세포주에서 이상 mRNA 또는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. (Nature Comm 10:4056, 2019)

 

여러 연구를 종합한 추정에 따르면, frameshift KO를 수행한 세포 또는 개체의 최소 30~50%에서 변형된 전사체 또는 단백질이 생성됩니다. 이러한 잔존 단백질의 존재를 모르고 넘어가면 KO 결과를 심각하게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. 

 

즉, 현재 수행되고 있는 CRISPR frameshift KO 실험 중 상당수는 "완전한 기능 소실"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.

 


이것이 왜 문제인가: 절단 단백질의 위험성

NMD를 회피하고 번역된 절단 단백질(truncated protein)은 단순히 "기능이 약한 단백질"이 아닐 수 있습니다. C-말단이 절단된 단백질은 잔존 기능(residual function)이나 우성 음성(dominant negative) 기능을 가질 수 있습니다. 

 

이 점은 특히 종양 억제 유전자, 수용체, 전사 인자 등을 연구할 때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.

p53처럼 oligomerization domain을 가진 단백질의 경우, 절단 단백질이 WT p53의 기능을 억제하는 dominant negative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.


해결책: Whole Gene KO

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유전자 전체 또는 기능상 필수적인 큰 구간을 통째로 결실시키는 Whole Gene KO 전략입니다.

구체적인 방법들

① 2개의 gRNA를 이용한 large deletion ATG를 포함하는 프로모터 및 첫 번째 엑손 전체, 또는 기능 도메인을 포함하는 복수의 엑손을 통째로 제거합니다. mRNA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거나, 만들어지더라도 번역 가능한 ORF가 없는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.

 

프로모터 + 코딩 서열 동시 제거 프로모터와 첫 번째 엑손을 제거하는 전략, 또는 핵심 기능 도메인을 포함하는 하류 엑손을 2개의 sgRNA로 결실시키는 전략이 보다 완전한 KO를 보장하는 대안적 접근으로 제시됩니다. 


Whole Gene KO 설계 시 고려사항

물론 이 전략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.

  • Large deletion은 스크리닝이 더 복잡합니다. PCR genotyping 전략을 처음부터 잘 설계해야 합니다.
  • 인트론에 내포된 다른 기능 요소를 건드릴 수 있습니다. snoRNA, miRNA, circular RNA 등이 sense strand 전구 mRNA 내 인트론에 위치할 수 있어 사전에 많은 조사가 필요합니다.
  • 내부 프로모터 기반의 isoform이 존재하는 유전자는 일부 isoform만 제거될 수 있습니다. isoform이 몇 개가 있는지, 내부 프로모터 존재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사전에 많은 조사가 필요합니다.

따라서 대상 유전자의 구조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한 뒤 gRNA 설계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.


"됐겠지"가 아니라 "확인"해야 합니다.

CRISPR은 강력한 도구입니다. 하지만 강력함이 정확함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. Frameshift KO를 만들었다고 해서 단백질 기능이 자동으로 소실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. 연구자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.

  1. mRNA 발현 확인 (RT-qPCR): 이상 mRNA가 잔존하는지 확인.
  2. 단백질 발현 확인 (Western blot): 절단 단백질 생성 여부 확인. 단, PTC upsteam의 N-term epitope를 인식하는 항체를 사용해야 의미가 있음.
  3. 가능하다면 Whole Gene KO로 전환: 특히 단백질 기능이 핵심 관심 대상인 연구에서는 더욱 깊이 확인.

"유전자가 없어졌으니 표현형이 이 유전자 때문이다"라는 논리는 KO가 진짜 완전한 KO일 때만 성립합니다. 연구의 신뢰성은 이 기초적인 검증에서 시작됩니다.


참고문헌

  • Lee JH et al. (2020) Sci Rep — The position of the target site for engineered nucleases improves the aberrant mRNA clearance in in vivo genome editing
  • Tuladhar et al. (2019) Nat Commun — CRISPR-Cas9-based mutagenesis frequently provokes on-target mRNA misregulation
  • Bai et al. (2024) Cell Mol Biol Lett — Escaping from CRISPR–Cas-mediated knockout: the facts, mechanisms, and application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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